연말이 가까워 지면서 술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계절적으로도 술이 당기는 시기. 과음하면 위염이나 위궤양이 생기고, 토할 때 식도 점막을 해칠 수 있다. 과도한 음주를 지양하고 기분 좋게 마시는 요령을 알아본다.
◇적정 음주량=보통 음주 뒤 간이 정상으로 회복되는 데는 최소 72시간이 걸린다. 3일 이상의 간격을 두고 적정량을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몸무게 60㎏인 성인의 경우 간에 무리를 주지 않는 알코올 양은 하루 최대 약 80ｇ이다. 종류별로 소주는 360㎖ 1병, 맥주 2ℓ, 포도주 600㎖ 1병, 양주 750㎖짜리 4분의 1병 수준이다.
그러나 비만, 고혈압, 심장병, 고중성지방혈증, 지방간, 췌장염 등이 있는 환자는 주량을 더 줄여야 한다. 맥주 4잔(800㎖), 소주 반병(150㎖), 청주 4잔(200㎖), 위스키 3잔(90㎖), 브랜디 3잔(90㎖), 포도주 7잔(210㎖), 막걸리 2사발(600㎖) 등이다.
◇알코올 흡수속도=사람마다 취하는 정도와 깨는 속도가 다르다. 여성은 전체 체지방 비율이 높고, 체내 수분이 적어 같은 양을 마셔도 체내 알코올농도가 높다.
술 종류에 따라서도 다르다. 위스키 등 증류주가 맥주 같은 발효주보다 빨리 흡수된다. 똑같은 농도를 마시더라도 도수가 약한 술이 독한 술보다 덜 해롭다. 탄산음료 및 이온음료와 섞어 마시거나 ‘폭탄주’처럼 마셔도 흡수속도가 증가한다.
술은 약한 술부터 독한 순으로 먹는 것이 좋다. 안주와 함께 먹는 것이 중요하다. 치즈, 두부, 고기, 생선 등 고단백질 안주가 간세포의 재생과 알코올 대사 효소의 활성화를 높이고, 비타민도 보충한다.
막걸리 안주는 돼지고기, 김치찌개가 좋다. 소주 안주로는 마른 오징어보다 생 오징어, 생선찌개와 돼지고기 요리, 어포 등이 알맞다. 맥주에는 단맛이 나는 것은 피하고 땅콩, 소시지, 햄, 치즈, 팝콘, 크래커, 신선한 채소 안주가 괜찮다.
◇공복시 저혈당=빈 속에 음주하면 간에서 혈당생성을 막아 저혈당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특히 당뇨환자는 유의해야 한다. 또한 음주시에는 식사를 거르는 경우가 많고 설사 먹는다고 해도 균형 잡힌 영양식이 아니므로 영양결핍을 초래할 수 있다.
음료수에 섞어 마시면 알코올 도수가 낮아지고 마시기 쉬워져 알코올 양이 늘어난다. 탄산음료와 섞어 마실 경우 탄산가스가 위 점막을 자극해 위산분비를 촉진, 위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 술끼리 섞어 마시면 첨가물이나 불순물이 섞여 알코올 분해를 떨어뜨린다. 또는 두통, 발열, 속쓰림 등을 불러오므로 자제하도록 한다.
◇숙취 풀기=해장술을 마시면 몸이 가뿐해지는 사람이 있다. 새로 섭취한 알코올이 아세트알데히드의 처리과정을 잠시 막아 불쾌감을 못 느끼게 하는 덕분이다. 해장술은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 간에 부담을 가중시킨다. 숙취를 빨리 풀기 위해서는 수분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보리차나 생수로 충분하다. 술로 떨어진 혈당을 높이려면 꿀물도 좋다. 전해질 음료로 보충해도 된다. 수분과 함께 비타민도 보충해야 한다. 당분과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이 알맞다. 콩나물국이나 종합 비타민제도 바람직하다.
또한 목욕은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노폐물을 배출토록 한다. 다만, 사우나는 탈수위험이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대신 온탕욕이나 가벼운 목욕이 낫다. 또 부족했던 수면을 보충해 주거나 휴식을 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바람직한 음주습관 ▲자기 주량을 지키며 남에게 억지로 권하지 않는다. ▲되도록 천천히 마신다. ▲매일 마시지 말고, 1주일에 2차례 이내로 한다. ▲약을 복용하는 경우 술을 마시지 않는다. ▲술을 마시면서 목이 마르면 얼음이 들어 있는 찬물을 마셔서 목마름을 해결한다. ▲알코올 흡수율을 떨어뜨리기 위해 안주를 먹으면서 마시거나 미리 음식을 먹어 둔다. ▲소금기가 많은 과자 같은 안주는 피한다. 갈증이 나면 술을 더 찾게 된다.
〈도움말: 한림대성심병원(평촌) 소화기내과 박상훈 교수,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노용균 교수,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윤수진 교수,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윤도경 교수〉
1577-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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