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제목: [파이낸셜] 가벼운 운동은 ‘잠자리 보약’
소제목

날짜 :: 2004-07-23
조회수 :: 8477

내용

지루한 장마가 끝나고 연일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면서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요즘 점심시간 이후에 꾸벅꾸벅 조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삼복더위와 열대야 현상에 시달리게 되면 극심한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 두통, 소화불량 등 여러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여름이면 흔히 나타나는 ‘열대야 증후군’은 여름철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사람이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는 적당한 온도는 약 18∼20도다. 그러나 밤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숙면을 취하기 어렵게 돼 자주 깨고 깊은 잠에 들지 못해 아침에 일어나면 개운치 않은 ‘열대야 증후군’을 겪게 된다.

수면에 적합한 온도 유지가 안되면 잠을 자지 못하거나 자더라도 숙면이 어려워 온 몸이 뻐근하고 낮시간엔 무기력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생체리듬이 깨지면서 생기는 이러한 증상을 ‘수면지연증후군’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부족한 잠을 보충하기 위해 청하는 낮잠도 악순환의 연장선일 뿐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잠못드는 열대야의 원인=한여름 태양은 지면을 뜨겁게 달구고, 달아오른 지면은 밤이 되면 품고 있던 ! 열을 대기중으로 뿜어낸다. 대기중에 떠다니는 많은 양의 수증기가 이 열을 흡수해 열이 높은 곳으로 퍼지지 못하고 지면 근처에 머물러 기온을 높이기 때문에 열대야가 발생한다.

사실 날이 덥다고 해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지는 않는다. 다만 잠이 들긴 들지만 불쾌감으로 깊이 잠들지 못하는 것이다. 특히 열대야에서는 꿈을 꾸는 잠(REM 수면)이 줄어든다. 램수면이 방해를 받으면 불안하거나 초조해지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잠을 자고 일어나도 개운치 않고 피로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또한 외부온도가 너무 높아지면 체내의 온도조절 중추가 작동하면서 각성상태가 되는 것도 수면을 방해받는 원인이다.

각성상태란 중추신경계와 자율신경계가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뇌 활동이 활성화되고 잠을 자는 도중에도 심장을 비롯한 인체기관들의 기능이 억제되지 않고 활발하게 움직여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열대야 이기는 방법=가장 중요한 것은 뇌 속의 생체시계가 정상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늦게 자든 일찍 자든 항상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 활동해야 한다.

지난 밤에 잠을 설쳤다! 고 해서 늦잠을 자면 수면리듬이 깨지면서 불면의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 이 때는 졸릴 때만 잠을 청하는 것이 좋다. 잠이 오지 않는데 오랜시간 침대에 누워 억지로 잠을 청하는 것은 불면증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게 좋다.

규칙적인 운동도 숙면에 도움을 준다. 자신의 체력에 맞게 약간 힘들 정도로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며 밤늦게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과식하지 않는 식생활 습관도 중요하다. 그러나 너무 배가 고파 잠을 이루기 어려울 때는 따뜻한 우유 한잔 정도로 가볍게 배를 채워주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덥다고 수박이나 음료수를 많이 섭취하면 더 자주 깨고, 잠이 오지 않는다고 늦게까지 공포영화를 시청할 경우 지나친 자극으로 숙면을 취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 선풍기나 에어컨을 밤새 켜놓으면 호흡기 계통이 건조해져 감기에 걸리기 쉽다. 에어컨을 1시간 이상 가동하면 습도가 30∼40% 수준으로 내려간다. 이 때문에 호흡기 점막이 말라 저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호흡기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선풍기나 에어컨을 켤 때는 젖은 수건으로 습도를 유지해 주거나, 취침 전엔 문을 활짝 열어 환기를 시킨 뒤 에어컨을 가동하는 것이 좋다.
편안하게 잠을 청하기 위해서는 잠자리에 들기 전 샤워를 해 체온을 떨어뜨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샤워할 때는 더워진 몸을 식힌다는 생각으로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한다.

전문의들은 “더위를 이겨내겠다고 마음먹으면 몸이 더위에 쉽게 적응하지만 시원한 것만 찾으면 자율신경계가 혼돈상태에 빠져 체온조절 능력을 상실할 수 있다”며 “매일 적당한 운동으로 평상시의 리듬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열대야를 이기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도움말: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조정진 교수, 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
조남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