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백과사전

제목: 공황장애

날짜 :: 2004-03-09
전화번호 :: 031)380-3750
출처 ::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내용

밤에 산길을 가다가 호랑이를 만났다고 가정해 봅시다.
엄청난 공포감과 함께 심장이 미친 듯 뛰고, 숨이 꽉 막히거나 온몸이 덜덜 떨릴 것입니다. ‘난 이제 죽었구나’라는 공포감에 압도당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을 공황(恐慌)이라고 하며 정상적인 생체 반응의 하나라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자, 이제 다음의 두 가지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 보십시오.

갑자기 아무런 이유도 없이 심장이 마구 뛰거나 가슴이 답답해지고 숨이 막혀 질식할 것 같은 증상을 경험하신 적이 있는지? 식은 땀, 어지러움, 손발이 저린 증상, 죽을 것 같거나 미쳐버릴 것 같은 무서운 증상이 위 증상에 동반된 적이 있는지? 이러한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고 보통 10분 이내에 없어지거나 감소한다면 그것은 공황발작 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공황과는 달리 아무 이유도 없이 갑작스럽게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공황발작은 병적인 증상입니다.

공황장애(恐慌障碍, Panic disorder) 란?
이러한 공황발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또 그런 일이 생기지 않을까 지나치게 걱정하거나 두려워하는 경우 공황장애로 진단됩니다. 발작이란 용어에 대하여 간질 발작이 연상되어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사실 증상이 나타날 당시는 청천벽력과 같은 엄청난 강도로 증상이 밀려오기 때문에 발작이라는 말 외에는 별다른 표현이 없을 정도입니다.

공황발작으로 응급실로 달려가게 되는 경우는 매우 흔합니다. 이후 내과, 신경과 및 한방에서 많은 검사를 받지만 별 다른 이상 소견이 없기 때문에 ‘신경성’이란 이야기만을 의사로부터 듣게 됩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공황장애 환자들은 수년에서 그 이상의 기간을 병명도 모른 채 ‘그냥 신경성인가 보다 ’하면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거의 모든 공황장애 환자들은 이러한 고통은 자기 자신만이 겪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공황장애는 매우 흔한 병입니다. 전체 인구의 3~4%, 즉 100명중 3~4명 꼴로 이 병을 일생동안 한번은 앓게 됩니다. 이토록 흔한 병인데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일반인들에게는 ‘공황장애’란 단어조차 생소합니다. 그 이유는 1980년대에 들어서야 공황장애라는 개념이 정립되었기 때문입니다.

가장 가까운 가족들조차도 환자의 증상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전혀 무서워하거나 불안해 할 상황이 아닌데도 그런 증상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진단이 되지 않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 공황발작이 반복될 경우 공포증과 우울증에 빠지게 되는 것은 거의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공황장애의 치료
공황장애는 비교적 치료가 잘 되는 병입니다. 얼마든지 완치도 가능한 병입니다. 그러나 조기진단 및 적절한 치료가 되지 않으면 심리적 후유증이 점차 커지고 치료가 어렵게 됩니다.

공황장애에 대한 치료는 공황발작 자체를 막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였을 때 가장 좋은 효과를 갖습니다.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은 7-8명의 환자와 정신과 치료진이 한 팀으로 구성되어 매주 1회 10-12주에 걸쳐 치료 모임을 갖게 됩니다. 이 시간에는 공황발작, 공황장애에 대한 자세한 교육이 이루어집니다. 또한 불안의 3대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신체감각, 생각, 회피 행동’에 대한 교육 및 수정 및 실제노출훈련도 병행하게 됩니다. 이 두 가지 치료프로그램을 병행하였을때 치료 성공률은 최저 60%에서 90%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