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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경조사나 행사시 응급상황의 대처

출처 ::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응급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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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이것저것 주변의 일에 참여하여 같이 축하해주거나 슬퍼할 기회가 많다. 이러한 경조사는 우리 민족의 전통에 따라 행하여지는 측면이 많이 남아있고 그 정서가 반영되어 있기도 하다. 경조사가 있어 사람들이 모이고 행사가 이루어지는 것을 가만히 살펴보면 평소의 단순히 사람들이 여럿 있는 것과는 다르다는 점을 알게될 것이다.

우선 사람들의 감정이 극한적으로 간 경우가 종종 있다. 매우 슬프다던가 매우 기뻐 그것이 밖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또한 잠시 질서가 어지럽혀 여러 사고가 나기도 쉽다.

가장 흔히 일어날 수 있는 경조사 관련 응급상황은 갑자기 돌아가신 가족에 대한 정신적인 충격과 관련된 것이다. 대부분 정신을 잃고 쓰러지거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다가 평소에 나타나지 않던 말과 행동을 취하게 되어 응급실을 찾고는 한다. 그러한 갑작스러운 증상은 없더라도 정신적인 긴장 상태에서 손님 접대를 한다든지 음식을 만든다든지 하는 불규칙하고 계속적인 노동을 하다가 제대로 식사를 못하게 되어 정신쇠약, 소화불량, 실신, 어지러움, 두통 등이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고 어떠한 경우는 급작스럽게 증상이 나타나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들 중에 많은 경우는 특별한 처치가 필요없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것은 조금 이상한 증상이 보인다고 해서 옆에서 같이 흥분하거나 보채거나 하면 그것은 환자의 증상악화에 일조하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옆에 계신 분이 주위를 진정시키고 환자에게 불편한 점을 물어보고 그에 대한 처치를 응급실로 와서 부탁하면 될 것이다. 어떠한 경우에는 환자를 정신적으로 안정시키는 것만으로도 환자의 증상은 호전되며 이러한 경우 병원에서 할 것이라고는 특별히 중요한 원인에 의한 증상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다. 환자와 주위를 안정시키고 나면 특히 실신하신 분은 정신이 돌아오는지, 숨은 제대로 쉬는지, 맥박은 잘 뛰는지를 확인하여야 한다.

대부분이 문제가 없지만 평소에 고혈압, 심장병, 기타 만성 질환이 있으신 분에게서는 갑작스러운 합병증의 발병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기본적인 호흡과 심장 박동에 문제가 있으면 소생술을 실시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며 응급실로 빨리 이송해야 한다. 많은 경우에 병원의 영안실에 돌아가신 분을 모시기 때문에 응급실이 가까운 것은 다행한 일이다.

이러한 상황 외에도 우리 나라의 전통상 상가에서는 음주와 놀이를 하는 문화가 있고 밤을 새기도 하기 때문에 평소에 없던 증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흔한 소화기 증상, 허리가 아픈 증상, 머리가 아프고 힘이 빠지는 증상들이 자주 보인다. 먼저 무리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며 긴장된 상태에서 오래 증상을 방치하지 않도록 한다. 돌아가신 분의 생전의 복잡한 문제가 풀리지 않아 언쟁과 사고가 일어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 환자의 응급처치는 뒤로 밀리고 시비를 가리는 것이 먼저인 경우가 많다. 필요 시 빨리 응급처치를 행할 수 있도록 증상이 있는 사람에 대한 우선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슬픈 일 이외에도 기쁜 일이나 경축할 행사 자체도 우리 몸에는 일종의 스트레스 또는 병적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우리 나라에서는 지나친 음주 때문에 문제가 잘 유발된다. 자신이 먹는 술과 달리 남이 먹이는 술은 심지어 생명을 위협할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예로서 대학의 신입생 환영회, 결혼 후 피로연에서의 음주 등을 들 수가 있는데 안타깝게도 문제가 있은 한참 후에야 조치가 취해지기 때문에 특별한 처치보다는 예방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이렇게 행사 중에 발생한 환자는 주위에 사람은 많지만 그에 대한 의학적 관심도는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혼잡하여 적절한 안전 장소를 구하기 어렵고 빠져나가기도 힘들다. 이러한 경우에 먼저 환자를 살피고 주위를 안정, 정돈시킨다.

혼잡한 가운데서도 사람들이 길을 열어주게 하여 나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줄 수 있게 한다. 음주한 사람이 많은 경우는 협조가 잘 안 되기도 한다. 그래도 빨리 길을 만들어서 환자를 데리고 나가야 한다. 이 때에는 한 사람은 환자의 머리맡에서 환자를 살피며 이송을 하고 두 사람 정도가 이송을 보조하고 다른 한 사람은 필요 시 연락을 취할 수 있게 조정한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특히 혼자 모든 것을 처리하려는 것은 잘못이다. 또 하나 고려할 점은 갑자기 주위의 도움을 청하고 급하게만 굴면 다른 이들이 무슨 사고라도 난 것으로 알고 모여들든지 그 장소를 빨리 피하든지 하여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환자 옆에 있는 사람이 먼저 침착하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이러한 사태 악화를 막는 최선의 길이다.

우리 주위에는 여러 행사, 경조사 등을 이유로 사람들이 모이는 일이 많은데 그런 모임에 비하여서는 그 때 발생하는 환자의 안전을 위한 준비는 현실적으로 미흡하다. 상황이 금방 호전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므로 따라서 각자가 이러한 경우에 행동 요령을 알아두면 만약의 경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