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프린트하기

제목: 다이어트 음료의 허와 실

출처 ::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

내용

비만치료의 근본원칙은 영양소가 고루 함유된 적정 칼로리의 음식을 섭취하고 일상의 신체활동 증가와 유산소 운동을 통해 칼로리를 소비하는 것이다. 하지만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는 현대인들은 주로 외식을 하는 기회가 많고 바쁜데도 불구하고 신체 활동량은 떨어지는 생활을 하게 된다. 따라서 칼로리와 영양소를 생각하며 음식 조절하는 것이 번거롭고 시간을 내서 운동하는 것을 귀찮아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만히 누워있기만 하면 살이 빠진다던가 먹기만 하면 살이 빠지는 방법 등 보다 편한 방법을 더 선호하게 된다.

최근 이런 관심을 반영하듯 체중감량에 효과가 있다고 하는 다이어트 음료들이 시판되어 다이어트족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흔히 시판되는 것들은 지방합성 및 흡수를 억제하거나 지방의 산화를 촉진시키고 열생성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약간이라도 있다고 알려진 물질들을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복합하여 만든 것들이다. 흔히 사용되는 것들은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L-카르니틴, 녹차추출물, 대두단백, 식이섬유 등이다.

남아시아 서식나무인 Guttifera과 Garcinia종의 하나인 가르시니아 캄보지아(Garcinia Cambogia)는 다이어트 식품에 흔히 사용되는 것으로 인디아 지역에서 소화를 돕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왔다. 가르시니아 캄보지아의 과피에 10∼30%(건조중량) 함유된 HCA(Hydroxy Citric Acid)는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실 연구에서 지방합성억제, 에너지 생산, 식욕억제, 지방분해 등의 효과가 있다는 결과도 있었으나 연구결과에 대한 이견이 있다. 사람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들에서는 위약군에 비해서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지 못하여 아직까지 체중감량에 효과가 있다는 명백한 증거는 입증되지 않았다.

대개 단독으로 사용되기보다 다른 성분이 함께 함유된 복합성분으로 판매가 되는데, 어떤 성분에 의한 효과인지에 대한 것도 아직 확실하지는 않다. 국내 시판되는 팻다운의 경우에는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대두단백, L-카르니틴 등이 함유되어 있다.

녹차추출물의 폴리페놀 성분은 신경말단에서 분비되는 노르에피네프린을 분해시키는 COMT 작용을 억제함으로써 cAMP를 증가시키고 열 생성을 촉진한다.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실 연구에서는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고 지방산화를 증가시키는데 효과가 있고, 소규모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에서 효과가 있었다고 하는 연구들도 있으나, 체중감량에 효과가 있는지를 제대로 평가할 만한 연구가 시행된 것은 없다. 국내에서는 엑소리제가 여기에 해당된다. L-카르니틴(L-carnitine) 또한 다른 성분과 함께 복합성분으로 사용되는데, 지방산화를 증가시키거나 체중감소를 줄여준다는 명백한 증거가 아직까지는 없다.

식이섬유의 경우는 섭취 후 포만감을 증대시키는 효과로 식사를 적게 한다고 하고, 대두 단백질 또한 인슐린저항성을 감소시키고 혈당감소나 체중감소에 효과가 있었다는 동물 실험 연구결과도 있지만, 아직 제대로 된 연구를 통해 밝혀진 것은 없다.

이처럼 국내에 시판되는 다이어트 음료들은 약간이라도 체중감량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물질들을 단독 혹은 복합제제로 사용한 것들로 일부 제한된 동물실험에서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있거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도 소규모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등의 방법상의 문제가 있는 것들이 많다. 또한 실험상에서 효과가 있었다하더라도 사람에서 체중감소 효과를 보기 위해 섭취해야 하는 적정 용량이 얼마인지, 안전성은 어떠한지 등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어 이들의 효과를 일반화하고 단정 짓는 데는 아직 한계가 있고, 향후 잘 디자인된 연구들을 통한 효능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이러한 대체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대개 이것들이 병원에서 처방하는 약제가 아닌 자연산임으로 훨씬 안전하고 부작용이 적을 것이라 생각하고 병원에 가지 않고 쉽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병원에서 의료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치료시도를 하였으나 실패했을 때 병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자연에서 추출한 성분이라고 해서 체내에 들어가서 다른 약제들과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없다고 보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므로 무분별한 복용은 삼가야 하고, 원래 앓고 있는 병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들은 반드시 치료받고 있는 주치의와 상의를 하는 것이 좋다.

FDA의 공인을 받은 비만치료제를 복용하는 경우 역시 식이조절과 운동이 기본이 되는 바탕에서 치료를 진행해야 효과가 있는 것처럼 이러한 다이어트 보조음식도 또한 무작정 그것 하나에만 매달리는 것을 피해야 한다. 결국 가만히 앉아서 먹기만 하거나 문지르기만 하면 살이 빠지는 방법은 없다. 부지런한 사람만이 비만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