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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호흡기 질환

내용

• ■ 봄에 감기증상이 많이 생기는 이유
  봄기운이 도는 3월이 되면 내과 외래에서는 급성 호흡기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많이 보게 된다. 그러나 이들을 자세히 관찰하면 다 같은 감기는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즉 바이러스에 의한 전형적인 감기(독감 바이러스에 의한 감기는 독감이라 한다)도 있지만 알레르기성 비염, 기관지천식 또는 건초열 등에 의한 환자도 많이 볼수 있다. 이런 질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감기 치료만 하고 있으면 증상이 오래 지속되고 잘 낫지 않을 것은 당연할 것이다. 봄에는 건조한 공기로 인하여 미세먼지나 분진들이 대기에 많이 떠다니고 꽃가루가 날리기 시작하므로 호흡기 증상 환자가 많아지는 것이다. 여기에 날로 악화되는 대기오염과 심한 일교차가 증상의 발현과 악화에 기여하고 있다. 흔치는 않지만 봄철 대기의 불안으로 심한 바람이나 천둥 번개가 치면 알레르겐을 더욱 작은 조각으로 분해하고 이것이 곧바로 기도내로 흡입되어 알레르기 증상이 많아진다고 알려져있다. 또한 대기중 습도가 빠르게 변화하면 꽃가루나 곰팡이의 포자가 터져서 저기압인 대기중에 낮게 깔림으로써 이로 인하여 증상의 발현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 봄철에 떠다니는 꽃가루의 종류
  우리나라에는 각종 나무에서 나오는 꽃가루가 3월 부터 날리기 시작하여 4월과 5월에 절정을 이룬다. 대표적인 나무로는 오리나무, 자작나무, 참나무, 버드나무, 소나무, 포플러 등이 있다. 이중 오리나무, 자작나무 및 참나무가 알레르기 질환을 악화시킨다. 포플러나 소나무는 꽃가루 자체로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이 없고 크기가 매우 커서 호흡기내로 진입이 어려우므로 증상을 일으키는 일은 드물다. 꽃가루는 대도시보다 농촌지역에서 증가하며 환자수도 이에 비례한다. 또한 지역마다 원인이 되는 꽃가루도 차이가 나게 마련이다. 버드나무에서 나오는 솜털과 같은 씨주머니는 실제로는 알레르기를 직접 유발하지는 않으나 알레르기 환자들의 증상을 악화시킬수는 있다.
  
  

  ■ 봄철 호흡기 질환의 증상
  감기나 독감은 발열, 인후통, 전신통증, 기침, 객담, 콧물 등이 수반되는데 유행성 바이러스의 종류와 환자에 따라 증상의 조합이 조금씩 다르다. 알레르기에 의한 증상이 코에 생기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계속되는 재채기와 수도꼭지를 틀어놓은것 같이 맑은 콧물이 줄줄 흐르고 코가 막히기도 한다. 호흡기의 알레르기 증상으로는 기침, 객담, 호흡곤란, 쌕쌕거림 등을 호소하게 된다. 어떤 환자들은 의사가 묻기도 전에 먼저 자신은 봄철이 시작되는 3월부터 기침이 나고 숨이차기 시작하여 6월이 되면 저절로 좋아진다고 말해주어 진단에 큰 도움이 된다. 이는 앞에서 설명한 나무 꽃가루가 날리는 3,4,5 월과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가 일치하기 때문이다. 이밖에 눈이 충혈되거나 가렵기도 하고 아토피성 피부염이나 두드러기가 생기기도 한다. 알레르기질환의 하나인 건초열은 호흡기 증상과 감기몸살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 진단 및 치료방법
  감기나 독감은 급성이며 경과가 빠르고 유행하는 시기가 있어 진단이 어렵지는 않다. 아직 확실한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므로 증상을 완화시키는 대증요법으로 치료하며 대게 일주일 내에 증상이 소실되는 것이 보통이다. 감기에 걸리지 않게 손씻기 등의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것이 중요하며 노인이나 만성폐질환자 들은 미리 독감예방주사를 맞아 두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 질환은 위에서 열거한 특징적인 증상과 계절에 따른 뚜렷한 차이로 인해 진단이 어렵지 않지만 오진된 환자들 중에서는 3달 동안 감기치료만 했다고 하는 예도 있다. 감기 증상은 알레르기 증상과 중복되기는 하지만 보름이나 한달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중요한 감별점이 된다. 알레르기 질환이 의심되면 피부반응검사, 항체검사, 유발검사 등을 통해 원인 알레르겐을 찾아서 제거하고 증상 치료를 병행하여 짧은 시간에 호전을 기대할수 있다. 그러나 꽃가루 알레르기는 대기중의 꽃가루를 어찌할수 없으므로 생활터전을 옮기기 전에는 근본적인 원인 제거가 곤란하다. 이때는 꽃가루가 날리기 약 2주전부터 눈, 코, 기관지 점막에 예방약을 뿌려서 증상이 시작되는 것을 막아줌으로써 치료가 가능하다. 심한 알레르기인 경우 면역주사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대부분 4-5년에 걸쳐 장기치료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한편 대기오염에도 관심을 가져서 대기중의 먼지나 산화질소, 오존등의 공해성 화학물질을 줄이도록 다같이 노력하여야 한다. 외국의 예로는 매연에 노출이 많이 되는 큰길을 따라 알레르기의 증상도 심해졌다는 보고도 있어 우리도 예외는 아닐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공해물질과 꽃가루가 결합하여 알레르기 질환의 발생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국가적인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하겠다.